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교섭조정만 다루는 곳이 아니다. 노동위원회는 차별시정, 복수노조, 단체협약 시정문제까지 다룬다. 9조(차별적 처우의 시정신청) 기간제 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는 차별적 처우를 받는 경우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김유정(가명, 남, 60세) 씨는 58세부터 60세까지 근무하는 동안 불합리한 단체협약 때문에 수당 일부를 받지 못하는 차별 처우를 받았다며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했다. 회사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김 씨는 58세에 이 회사에 입사했고
그리스는 2008년 강타한 경제위기로 유럽 중심에 섰다. 시리자(SYRIZA, 급진좌파연합)가 2015년 1월 총선에서 거둔 승리는 그리스와 유럽의 역사를 새로운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시리자는 20세기 좌파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21세기 새로운 유형의 정당으로 성장해 집권에 성공했다. 그리스 좌파-공산당, 사회당, 시리자그리스 공산당(KKE)은 20세기 전반 그리스 좌파를 주도한 세력이었다. 공산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그리스를 점령하자 반파시즘 무장투쟁을 벌였다. 공산당은 1944년 그리스 해방 이후 영국, 미국의 지원
최근 자유한국당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라는 걸 만들고,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장악에 나섰다며 연일 성토 중이다. 투쟁위 첫 회의가 열린 6월 14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야당이 된 후 ‘투쟁위원회’라고 위원회를 명명한 건 처음으로, 이런 이름을 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정권의) 노골적인 방송장악 시도와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법에서 임기를 보장하는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퇴진 압력을 넣고, 방송법 등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을 흔들려 하고 있다며 “언론자유 사수를 위한 결연한 투쟁”
유엔 기업과 인권에 관한 실무그룹(UN Working Group on Business and Human Rights, 이하 실무그룹)이 6월8일 열린 3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2016년 5월 한국을 방문한 결과를 보고했다.실무그룹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개입한 현대자동차에 대해 “기업이 공급망(하청관계) 인권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엔 원칙과 국제노동기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이번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삼성전자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문제, 삼성전자와 LCD 공장에서 발생한
2017년 현재 베네수엘라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 4월 초부터 시작한 반정부 우파의 폭력시위로 사망자가 70명을 넘었고, 13,000여 명이 다쳤으며, 2,500여 명이 체포됐다.2013년 우고 차베스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가 대선에 승리해 볼리바리안 혁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반정부 우파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차베스가 시작한 볼리바리안 혁명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그럼에도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다. 빼앗긴 정권을 되찾겠다는 일념밖에 없는 반정부 우파는 신자유주의 이념과 긴축 정책 외에 아
노동위원회에 온 징계사건을 다루다 보면 최초의 징계 이유는 사라지고 “이 사람(신청인)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이르기 대회’로 변질되는 일이 종종 있다. 과연 ‘인성이 나쁘고 동료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징계할 수 있을까?한 제조업 회사의 과장으로 일하는 윤선경(가명, 여, 41세) 씨는 ‘소속부서 업무지시 불이행’ 사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열 장이 넘는 징계처분통지서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한 사유는 ‘직장 동료와의 빈번한 갈등 야기로 직장규율을 어지럽힌 사실’이라는 부분이었다.회사는 구체 항목으로 “000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렇게나 화제였을 때가 있었던가. 41.1%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2주를 지나고 있는 지금 90%에 육박할 만큼,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만족과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이런 높은 지지율의 배경엔 국민과 허니문 기간이라는 시기의 요인과 탄핵된 전임 대통령 박근혜 씨와 대비 효과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탕평 인사로 확인한 검찰·재벌 개혁과 유리천창 타파 의지,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여 명 정규직 전환 약속으로 드러낸 노
아파트경비노동자 신현우(가명, 남, 68세) 씨가 해고됐다. 신 씨는 자신을 해고한 대상, 즉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피신청인으로 경비용역업체인 B사를 지정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B사가 신 씨를 해고한 사용자가 아니라”며 ‘각하’ 판정했다.각하란 소(訴)나 상소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결정이다.노동위원회 해고사건에서 ‘각하’ 판정은 신청인이 지정한 피신청인이 사용자성이 없어 해고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와 복직할 사업장이 소멸하거나 본인이 복직의 의사가 없는 등 구제의 실익이 없는 경우
국제노총이 5월29일부터 이틀 동안 ‘진짜 사장’ 삼성의 책임을 묻는 캠페인 계획 수립 워크숍을 서울에서 연다. 샤란 버로우 국제노총 사무총장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삼성 혹은 삼성 부품업체에서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는 노조 활동가들이 이 워크숍에 참석한다.국제노총은 2015년부터 초국적기업의 글로벌 공급사슬 안 양질의 일자리, 생활임금, 노동기본권, 노동안전보건 쟁취를 목표로 ‘기업의 탐욕을 멈춰라(End Corporate Greed)’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공급사슬 최정점에 있는 원청기업 역할이 핵심이라는 인식에
2016년 8월 30일. 브라질 상원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확정했다. 직무정지 상태에 놓였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이날 탄핵당하면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정식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로써 노동자당(PT)의 14년 집권(2003-16년)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노동자당-새로운 좌파정당의 모델브라질 노동자당(PT)은 1980년에 창립했다. 1979년 봇물처럼 터져 나온 상파울루 ABC 공단지역의 금속노동자 파업이 기반이 됐다. 금속노동자들은 노동조합총연맹보다 군부독재와 자본에 맞서 노동자 권리와 이
ILO 국제노동기구(아래 ILO) 이사회는 3월22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제소한 ‘삼성 무노조 정책과 간접고용 남용을 통한 결사의 자유 침해 사건’에 대한 권고를 채택했다. ILO는 한국정부에 “간접고용 노동자 결사의 자유 보장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했다.제소에 포함된 삼성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발생한 노조파괴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국 기업이 해외 사법 관할권에서 현지노동자를 채용하여 운영할 경우 기업은 현지법을 적용받는다”고 주장했다. ILO는 결국 인도네시아 공장 건은 심의에서 다루지 않았다.세계화 시대에 기업이 노동자들의 노
3월 중순께 한 친구가 단체 대화방에 “심상정 의원 대선 출마”라는 톡을 남겼다. 순간 당황했다. 까닭은 심상정 의원이 현재(4월3일 기준) 원내 정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거나 경선 중인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선출된 대선 후보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리자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뉴스랑 방송에 나오는 건 대부분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 정도니까. 내가 요새 너무 바빠서 뉴스를 세세하게 챙기지 못했나봐.”하지만 뉴스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게 아닌데 이른바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원내 정당의 대선 후보
라틴 아메리카는 세계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세기 초 독립을 쟁취했지만 미국의 뒷마당으로 전락해 초국적 자본의 착취와 수탈의 대상이 됐다.라틴 아메리카는 투쟁의 전통에서도 특수성을 보여줬다. 19세기 독립혁명을 이끈 무장투쟁 전통에 더해 1959년 쿠바혁명과 1970년 칠레 좌파정부의 실험, 1979년 니카라과 혁명까지 라틴 아메리카 민중들이 벌인 투쟁은 세계 혁명운동의 상상력을 자극했다.21세기 초반 라틴 아메리카의 지형은 다른 세계와 전혀 달랐다. 2015년을 기준으로 라틴 아메리카는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제외한
“부해 0000 주식회사 ‘신우’(가칭) 사건은 기각되었습니다”라는 문자가 휴대폰을 울렸다. 바로 조사관에게 전화를 해 번호를 물어 김호균(가명, 48세) 씨에게 전화를 했다. 지방노동위원회 심판회의에서 노무사까지 대동하고 줄줄이 나와 앉아있는 사측에 비해 혼자 덩그러니 앉아 회의 내 흥분된 어조로 변론하던 그가 맘에 걸려 서였다.“저는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인데요, 혹시 선생님께서 중앙노동위원회 가실 생각이 있으면 무료 법률지원을 해드리고 싶어서”라고 전화를 건 이유를 이야기했다. 수화기 너머 김호균 씨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초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화 생산체계 아래 노동자들은 경쟁에 내몰린다. 사용자들은 “강성노조 때문에 이 나라에선 사업 못 하겠다”며 노동비용이 더 낮은 나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겠다고 위협하기 일쑤고,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임금과 노동조건 저하를 받아들여야 한다. 사업장이나 일국적 수준의 투쟁으로는 이런 ‘바닥을 향한 경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국제 노동운동은 이를 제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업, 산업 차원 노사관계와 마찬가지로 초국적기업과 해당 기업에 고용된 전 세계 노동자 대표 또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월17일 ‘세계 공동체 건설’이란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자유와 번영을 확산하고 평화와 이해를 증진하며 테러리즘과 기후변화, 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작동하는 글로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페이스북이 마련하겠다는 선언이다.선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가짜 뉴스(Fake news)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가 필터링 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의 문제를 인정한 대목이다.페이스북은 지난 미
2015년 9월, 영국 노동당 지도부 선거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무명의 사회주의자 제러미 코빈이 뜻밖의 압승을 거둔 것이다.제러미 코빈 당선으로 1997년 토니 블레어가 ‘제3의 길’이란 기치 아래 추진한 신노동당(New Labour) 프로젝트에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1년 뒤 2016년 6월 브렉시트 충격 속에 발생한 노동당 쿠데타와 새 지도부 선거에서 제러미 코빈은 다시 압승을 거두며 코빈 불패 신화를 탄생시켰다. 코빈 불패 신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노동당을 다시 노동자들의 것으로 만들길 원하는 풀뿌리 당원의 힘
“방송의 공영성을 말하면서 야당이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은 기존의 방송계를 흔들어 야당과 노조의 방송장악으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2월3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내놓은 이 주장에 대해 언론노조는 같은 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적반하장”이라고 응수했다. 적반하장, 도둑이 되레 매를 든다는 얘기다. 왜 언론인들은 정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 사자성어를 선택했을까.정우택 원내대표가 “기존의 방송계를 흔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2016년 7월 160명의 야당과 무소속
운전직 노동자가 음주로 면허가 정지됐다. 이 노동자 해고는 정당한가?대부분의 사람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노동자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박기동(가명, 남, 57세) 씨는 자신이 총무를 맡은 학교 동문회 체육대회에 참가했다가 나오는 길에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면허정지 2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부과 받았다.박 씨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운전직 노동자다. ‘아차’, 싶었지만 어쩌랴. 박 씨는 소속 차장에게 바로 사실을 보고하고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사흘의 연차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11월9일 거둔 대선 승리는 미국 사회와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대선 이후 민주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버니 샌더스였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영국 언론 가 2016년 10월 초 실시한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 버니 샌더스는 모든 후보 중 가장 호감도가 높았고, 비호감도보다 호감도가 높은 유일한 후보였다. 힐러리 클린턴은 호감도 45%가 비호감도 53%보다 8%, 도널드 트럼프는 호감도 34%가 비호감도 63%보다 29% 낮은 반면 버니 샌더스는 호감도 59%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