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노동행정에 대한 회의나 분노가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노동부의 몇 가지 행태는 그 수준을 넘어서 당혹감이나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직종별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상담 의뢰를 받았다. 노조설립을 위한 각종 신고 서식과 노조 규약을 검토해 줬다. 설립하고자 하는 노조가 직종별 노조이고 해당 직종의 성격상 단기 근무
부산광역시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 용원동일대에 큰 공단이 있다. 이 공단은 낙동강 하구와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산업단지다. 때문에 공단 측면으로 가면 습지와 함께 모래섬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큰고니가 날아와 습지를 하얗게 수놓고 있다. 녹산국가산업단지와 인근 소규모산업단지들이다. 여기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약 3만 3천명.
노동상담을 하다 보면 참 답답할 때가 많다. 특히 그 중 노동자에게 아무런 자료가 없고 말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듣고 있을 때 가장 답답하다. 요즘에는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을 명시해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근로자가 요구하면 교부하도록 돼 있다. 2012년부터는 요구가 없어도 교부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대체로 근로계약서 정
회사가 부도 또는 사실상의 부도 상태가 돼 노동자가 임금을 받지 못하면 국가가 대신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임금 및 수당을 지급하고 나중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이를 체당금 제도라고 한다. 이는 회사가 경기변동이나 산업구조변화로 사업이 어렵고, 회사가 임금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 등 노동자가 임금 채권을 보호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부당해고에 대한 금전보상제도가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노동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이를 대신해 금전보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6년 말 이 제도가 도입될 때 사용자가 부당해고를 하고서 원직복직을 해 주기 싫으면 속된 말로 돈으로 때울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
상담소 홍보를 여러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안이나 퇴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또는 공단 식당 앞에서 명함이나 전단을 나누는 것은 기본이고, 수첩이나 볼펜, 사탕을 나누기도 합니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에 2분짜리 상담소 광고를 찍어서 TV방송에 나오도록 해보기도 했고, 15분짜리 상담소 홍보 라디오 방송도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두어차례 했습니다. 큰
아주머니가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여간 더럽고 서러운 일이 아닙니다. 얼마 전 식품제조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임금을 받지 못한 아주머니의 임금사건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은 사업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사업장에 찾아가도 사업주를 만날 수 없어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말이 많았습니다. 소송진행을 위해 사업주의 재산을 파악해보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업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출 홍길동은 신분체제의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뛰쳐 나갔다. 세상을 떠돌던 홍길동은 추악한 신분제의 모순이 자신의 문제만이 아님을 알고 이를 극복해 보고자 세상과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오늘날 홍길동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가득하다. 사장님을 사장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노동자가 노동자라 불리
부지런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노동부에도 가보고, 임금체불진정도 넣고 이곳저곳 상담도 해보곤 상담센터에 오십니다. 법으로는 방법이 없는 경우입니다. 4인 이하 사업장이라 퇴직금을 받을 수 없거나, 자발적 실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로 억울하게 불이익을 받는 노동자들입니다. 이분들은 묻습니다. “여기서도 안돼요?&rdquo
분쟁해결율 95% 한국의 노동위원회는 외국의 유사기구들이 노동쟁의 조정과 부당노동행위 심판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에 더해 부당해고 등 구제심판이라는 나름 특유한 기능을 더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9천여 건이나 되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사건이 전국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접수되었는데, 노동위원회가 분쟁해결율이라 부르는 사건 종결율(취하 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3개 상담소는 지난해 총3회에 걸쳐 조합원이 아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여 ‘무료 노동법 시민강좌’를 개최했습니다. 매회 5강씩 진행되었고, 임금, 해고, 비정규직, 산업재해에 대해 간단한 법률소개와 함께 실질적 대응요령을 매 100분씩 강의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강좌는 이 땅 노동자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노동조합의
박00님은 장애인입니다. 복지시설에서 다른 장애인들의 상담과 생활적응 훈련을 지도하는 일을 합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로 시작했다가 몇 년 전부터는 하루 8시간씩 근무를 하며 십여명의 지적장애인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몇 년동안 최저임금에 훨씬 미달하는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지만, 하루하루가 보람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복지시설의 비합리적인 운영에 사회복
상담을 받다보면 근로감독관들의 부당한 행태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사용자의 각종 노동법 위반행위로 권익침해를 당한 노동자들이 1차적이고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법적절차는 노동부 진정절차입니다. 사법국가에서 모든 법률분쟁의 최종판단은 법원의 몫이라지만 멀고도 험한 소송절차를 바로 선택하는 경우는 새 발의 피 정도이니, 진정절차의 실질적 위상은 엄청나다하겠습니다
『회사가면 죽는다』는 제목의 책이 있다. 고도화된 기업의 운영시스템을 『감시와 처벌』에 나오는 원형감옥에 비유해 직장이 어떻게 인간성을 갉아먹는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 놓은 책인데 읽을 만 했다. 회사가 감옥 같고, 나날이 수형 같은 생활. 사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느끼는 바일 것이다. 그러나 상담소를 찾은 A씨가 다닌 회사는 단지 감옥 같은
제조업 여성노동자들이 센터를 찾았습니다. 이 노동자들이 다니던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해고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가 오늘 문자로 해고 통지를 받은 노동자들은 6개월을 채우지 못한 상태로 해고를 당해 실업급여도 해고예고수당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두달
상담 및 법률사건 지원을 하다보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잘 해결된 사건보다는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내 접어야 했던 사건이 대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당시의 답답함과 분노나 안타까움 같은 감정들이 그 기억과 함께 떠오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노동청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들 노동부 노동청 산하 고용지원센터가 몇
노동부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란에서 를 찾아서 2006년 12월 13일 날짜로 거슬러 가면 노동부가 홍보한 비정규법 관련 팜플릿을 지금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팜플릿 중 2페이지에 나온 삽화에 나오는 행복해 보이는 사무직 노동자의 머리말에는 말풍선이 그려져 있고 “계약한지 2년이 지났으니 나도 이제
학원 강사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상담을 오셨습니다. 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을 하고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학원장은 당황해서 실소가 자꾸 나온다며 어쨌든 다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강사들은 3년 넘게 이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임금을 임금지급일에 전액을 제대로 받은 달은 손가락 열 개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백만원도 되지 않는 임금을 몇
근로자파견법 시행 초기였던 90년대 말, 지하철 안에 붙어있던 어느 파견회사의 광고를 본 기억이 납니다. 깔끔한 정장을 입고 서류파일을 팔짱에 낀 예쁜 여성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옆으로 광고 문구 한 줄이 큼지막하게 적혀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2년씩 일해요” 파견노동자를 마치 프리랜서 자유직인양 홍보하던, 지금 보면 누구나 어
대부분 우리 상담센터를 찾는 비정규, 영세, 이주, 여성노동자들은 못한다. 이유 없이 사장이 너무 무섭고, 이유 없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무엇보다 생활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애초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자존심과 권리를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