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문을 여니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딱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하우스 안으로 한 발짝 내딛자 TV에서만 보던 어느 열대지방 키 큰 나무숲에 성큼 들어선 느낌이다. 활엽수는 하늘을 가릴 듯 넓게 뻗어 울창하고 5미터 남짓 쑥쑥 자란 나무엔 연두빛이 감도는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노랗게 잘 익기라도 했으면 뚝 떼 내어 한 입 베어 물고 싶을 만큼 싱싱하고 튼실하다.우리나라의 최남단, 제주도에서나 겨우 볼법한 풍경을 지리산 자락, 경남 산청의 한 시설하우스로 옮겨온 청년이 있다. 1ha 규모의 하우스에서 총 2,650본
‘천 년 차’라 일컫는 최고(最古) 차나무 아래로 짙은 초록빛을 띤 야생 차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깎아질 듯 가파른 산비탈에 굽이굽이 유연한 곡선을 드러낸 차밭에 여성 농민들이 하나둘 들어선다. 작달막한 차나무 사이 좁다란 공간에 서자 “똑, 똑, 똑, 똑” 찻잎 따는 소리가 이내 정갈하게 들리기 시작한다.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도심다원의 차밭에서 찻잎을 수확하는 여성 농민들의 손길이 이른 아침부터 바지런하다. 차밭을 오가며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초록 찻잎을 따 허리에 동여맨 앞주머니에 넣기를 반복하자 때아닌 오월 더위에 비지
벌써 4년 전 일이다. 남측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딸기모주(어미모종) 5,000개가 북측으로 전달된 지가. 남측에서 키워 북측에서 육묘한 모종을 남측에 재이식해 생산하는 경남통일딸기, 사단법인 경남통일농업협력회(경통협)는 남북의 화해와 교류, 평화의 상징으로 딸기를 택했다. 그러나 2014년 북측에 전달한 딸기모주는 남측으로 다시 내려오지 못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전달 시기가 차일피일 늦어지며 북측에서 모종을 제대로 키울 만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어렵게 준비한 모주였지만 2014년 그해, 경남통일딸기 사업은 흐지부지됐다.